벤 호건의 『Five Lessons』는 출간된 지 7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골프의 대표적인 교본으로 꼽힙니다. 이 글에서는 책의 내용을 단순히 소개하기보다, 오랫동안 골프를 치면서 제가 왜 다시 이 책을 펼쳐보게 되었는지부터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넘쳐나는 레슨 콘텐츠, 무엇이 정답일까?
골프를 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고민을 합니다.
“유튜브에서는 이렇게 알려주는데, 다른 프로는 왜 정반대로 이야기할까?”
요즘은 유튜브나 SNS만 열어도 수많은 골프 레슨을 볼 수 있습니다.
몸을 더 많이 회전하라는 레슨이 있는가 하면 회전을 억제하라는 설명도 있고, 손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라는 레슨과 손을 쓰지 말라는 레슨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저 역시 골프를 치면서 수많은 레슨 영상을 보고 여러 이론을 접했습니다.
문제는 새로운 방법을 하나씩 알게 될수록 스윙이 더 좋아지는 것만은 아니었다는 겁니다.
오히려 스윙이 잘되지 않을 때마다 새로운 방법을 찾다 보니 어느 순간 내 스윙의 기준 자체가 없어지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 다시 손이 갔던 책이 벤 호건(Ben Hogan)의 『Five Lessons: The Modern Fundamentals of Golf』였습니다.
벤 호건은 왜 아직도 회자되는가?
벤 호건은 메이저 대회 9승이라는 기록만으로 평가받는 선수가 아닙니다.
그는 골프 역사상 자신의 스윙을 가장 치밀하게 연구한 선수 가운데 한 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1949년 큰 교통사고를 당한 뒤 다시 정상급 선수로 복귀한 과정은 그의 골프 철학을 잘 보여줍니다.
벤 호건이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특별한 감각이나 타고난 운동신경보다는 반복 가능한 원리와 연습이었습니다.
그립, 셋업, 백스윙, 다운스윙, 임팩트를 각각 따로 떨어진 동작으로 보지 않고 하나의 연결된 움직임으로 설명합니다.
제가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잘 맞는다”가 아니라 “왜 이렇게 해야 하는가”를 설명하기 때문입니다.
왜 지금도 『Five Lessons』를 읽어야 할까?
골프 장비는 정말 많이 변했습니다.
드라이버 헤드는 커졌고 샤프트와 골프공의 성능도 크게 좋아졌습니다. 스윙을 분석하는 장비 역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하지만 골퍼가 클럽을 잡고 어드레스 하고 몸을 회전시켜 공을 친다는 기본적인 구조까지 달라진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새로운 스윙 이론을 접할수록 오히려 기본을 판단할 기준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Five Lessons』가 지금도 가치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립은 왜 그렇게 잡아야 하는지, 셋업은 다음 동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백스윙과 다운스윙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하나의 흐름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물론 벤 호건의 동작을 그대로 복제할 필요는 없습니다.
체형도 다르고 유연성도 다르고 사용하는 장비도 다릅니다.
중요한 것은 벤 호건처럼 스윙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설명한 원리를 이해하고 자신의 스윙에 적용해 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 책을 다시 펼쳐본 이유
골프를 오래 쳤다고 해서 스윙에 대한 고민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어느 정도 공을 칠 수 있게 된 뒤부터 더 많은 고민이 생겼습니다.
연습장에서는 잘 맞던 드라이버가 필드에서는 오른쪽으로 밀리고, 어느 날은 반대로 왼쪽으로 심하게 감기기도 했습니다.
특히 티박스에 올라가 조금이라도 더 멀리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문제가 더 심해졌습니다.
저 역시 장타 욕심이 생기면 어깨와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힘을 더 줬으니 공도 더 멀리 갈 것 같지만 실제 결과는 반대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왼쪽으로 감기거나 오른쪽으로 밀렸고, 심하면 크게 휘어지는 샷까지 나왔습니다.
그럴 때마다 처음에는 스윙에서 뭔가 새로운 해답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백스윙을 바꿔보기도 하고 손목 움직임을 의식하기도 하고, 유튜브에서 본 새로운 동작을 연습장에 가져와 적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를 고치려고 다른 것을 건드리다 보면 오히려 스윙 전체가 더 복잡해질 때가 있었습니다.
결국 다시 기본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립은 제대로 잡고 있는지.
어드레스에서 불필요하게 힘이 들어가지는 않는지.
백스윙을 손으로 들어 올리고 있지는 않은지.
다운스윙에서 공을 강하게 때리려는 마음 때문에 상체가 먼저 달려들고 있지는 않은지.
『Five Lessons』를 다시 읽으면서 이런 기본적인 부분을 하나씩 점검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를 다시 느꼈습니다.
좋은 스윙은 새로운 동작 하나를 추가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동작들이 제대로 연결될 때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책을 처음 읽었을 때보다 골프를 오래 친 지금 더 크게 와닿는 부분입니다.
벤 호건을 그대로 따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이 시리즈에서 한 가지 분명히 해두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저는 벤 호건의 스윙을 그대로 따라 하면 모든 골퍼가 좋은 스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벤 호건과 우리는 체형도 다르고 유연성도 다릅니다. 무엇보다 프로 골퍼와 일반 아마추어 골퍼의 연습량 자체가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연재에서는
“벤 호건은 이렇게 말했다.”
에서 끝내지 않으려고 합니다.
대신
“왜 그렇게 설명했을까?”
그리고
“내 스윙에 적용해 보니 실제로 어땠을까?”
를 함께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잘된 것도 기록하고 잘되지 않았던 것도 기록할 생각입니다.
오히려 후자가 아마추어 골퍼에게는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 시리즈에서 다룰 내용
앞으로 『Five Lessons』의 흐름을 따라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그립을 바꾸면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셋업에서 제가 반복했던 실수는 무엇이었는지, 백스윙과 다운스윙을 연습하면서
무엇을 잘못 이해했는지 등을 실제 경험과 함께 이야기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책의 설명과 실제 필드에서 느끼는 차이도 가능한 한 솔직하게 기록하려고 합니다.
이 시리즈의 목적은 벤 호건의 책을 대신 요약해 주는 것이 아닙니다.
오랫동안 골프를 친 한 아마추어 골퍼가 70년 전의 골프 교본을 다시 읽고 자신의 스윙과 필드 경험에 적용해 보는 기록.
저는 이 시리즈가 그런 글이 되었으면 합니다.
마무리
골프를 치다 보면 스윙이 잘될 때보다 오히려 잘되지 않을 때 기본의 중요성을 더 크게 느끼게 됩니다.
저 역시 드라이버가 흔들리거나 아이언이 갑자기 맞지 않을 때 새로운 방법부터 찾았던 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스윙이 흔들릴수록 새로운 것을 더하기보다 먼저 기본을 확인해야 한다.
벤 호건의 『Five Lessons』를 다시 펼쳐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책의 첫 번째 핵심 주제인 그립(Grip)을 살펴보겠습니다.
왜 벤 호건은 수많은 스윙 동작 가운데 가장 먼저 그립을 이야기했는지, 그리고 실제로 그립을 점검하면서 제 스윙에서는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함께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 벤 호건 『Five Lessons』②|그립이 스윙을 바꾼다|좋은 스윙은 손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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